“강변 파크골프장 ‘협회 독점’ 막는다”…정부, 하천점용 허가기준 개정

기후에너지환경부, 하천점용 허가 기준 개정 환경·안전 기준도 마련…농약 사용 전면금지 “지속가능 인프라 위해 대체입지도 검토해야”

낙동강변에 조성된 경북 안동시 강남파크골프장. 사진 제공=안동시
낙동강변에 조성된 경북 안동시 강남파크골프장. 사진 제공=안동시

강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을 특정 단체나 협회가 사실상 독점해온 ‘공공시설 사유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앞으로 국가·지방하천 부지에 파크골프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설치하려면 일반 시민의 이용 기회를 공정하게 보장하는 운영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

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공공 생활체육시설과 문화시설, 야영장 등을 하천 부지에 설치할 때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독점을 막고 이용 기회를 균등하게 배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하천점용허가 세부 기준’ 개정안을 마련해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시행할 예정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파크골프장은 전년 보다 141곳 늘어난 564곳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국가하천 부지에 조성됐다.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파크골프장을 설립하고, 민간 파크골프협회가 운영을 맡아왔다. 하지만 운영 과정에서 협회 회원들 중심으로만 운영돼 일반 시민의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울산 태화강파크골프장의 경우 남구파크골프협회의 사유화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7월부터 지자체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유료구장으로 바뀌었다. 이 외에도 원주시, 구미시, 광주시 일부 자치구에서도 구장 관리 주체를 잇따라 지자체 직영 체제로 변신했다.

기후부는 전국적으로 불편을 호소하며 갈등이 커지자 아예 법 개정을 통해 제도를 정비하기로 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시설 설치 과정에서 하천 접근을 차단하는 경우 점용 허가를 받을 수 없다. 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예약제 도입이나 지자체 직영 관리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허가 요건으로 제시해야 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강변은 특정 집단의 소유물이 아니라 공공의 공간”이라며 “공공성을 훼손하는 운영 방식은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환경과 안전 기준도 강화된다. 파크골프장 내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은 전면 금지되며, 이를 대체할 친환경 관리 계획을 사전에 수립해야 한다. 수위 급상승이나 상습 침수 구역에는 시설 설치를 제한하고, 홍수 예보 시 구조물을 즉시 해체하거나 이동시키는 등 안전 대책 마련도 의무화된다. 앞서 2023년 7월 환경부 조사에서는 낙동강변 일부 파크골프장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비료 성분이 검출돼 하천 부영양화의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정부의 이같은 대책에 대해 일각에서는 강변 생태계 보호 방안도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북구 금호강 일대에서는 파크골프장 조성 예정지가 법정보호종인 수달의 서식지로 확인되면서 사업이 전면 재검토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당초 2022년 착공해 2024년 5월 준공할 예정이었지만 환경영향평가 보완 조사와 관목 식재, 수달 보금자리 조성 등의 대책을 거친 뒤에야 공사를 재개해 지난해 6월 개장했다.

침수 위험 등을 줄이기 위해 강변이 아닌 대체 입지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심 유휴부지나 기존 체육공원 재정비, 폐산업시설 부지 활용 등을 통해 무분별한 강변 개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하천 부지는 홍수 범람 시 안전사고 위험이 크고 시설 유실에 따른 복구 비용 등 관리상 한계가 분명하다”며 “지속 가능한 파크골프 인프라를 위해선 신규 부지 조성보다 이미 훼손된 그린벨트나 유휴 산업시설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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