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원 아니면 이용불가? 이름만 ‘공공’인 파크골프장

“세금으로 만든 시설, 왜 눈치 봐야 하나”

비회원 이용제한·가입권유에 불만 잇따라

“수십만원 입회비 내느니 스크린이 낫지”

모든 지자체에 통합시스템 적용 쉽지 않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공공시설이라길래 갔는데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제대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어요. 세금으로 만든 시설인데 왜 눈치를 봐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경기도의 한 공공 파크골프장을 찾은 시민 A씨는 최근 이용 방법을 문의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안내를 받았다. 공공 체육시설인 만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장에서는 기존 동호회원 중심의 운영 분위기가 강해 사실상 비회원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조성된 일부 공공 파크골프장에서 특정 단체가 비회원의 이용을 제한하거나 동호회 가입을 권유하는 등 이용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자체가 시니어 복지 증진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저렴한 이용료로 문을 열었지만 일부 현장에선 특정 단체가 사실상 점유하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 파크골프장을 특정 동호회가 사실상 독점하거나 비회원의 이용을 제한한다는 민원은 전국 각지에서 수년째 반복돼왔다. 이에 강원 원주시와 경북 안동시는 위탁 운영을 종료하고 올해부터 직영 체제로 전환했고 경북 칠곡군은 연구용역과 관련 조례 제정을 거쳐 지난해부터 지역 내 7개 파크골프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지자체가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기존 회원 중심의 독점적 운영 관행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구장마다 제각각인 운영 방식과 미흡한 관리 기준이다. 상당수 공공 파크골프장은 온라인 통합예약시스템 대신 현장 접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기존 이용자 중심의 문화가 유지되기 쉽기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가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모든 구장에 적용된 것은 아니어서 이용 방식은 구장마다 제각각이다.

회원 중심 운영에 부담을 느낀 일부 이용자들은 실내 스크린 파크골프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고양시의 한 스크린 파크골프장에서 만난 60대 이용객은 “실외 구장은 기존 이용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그저 자유롭게 운동을 즐기고 싶은데 수십만 원에 이르는 동호회 입회비를 내고 눈치를 보며 이용하고 싶지는 않아 당분간은 스크린에서 실력을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도 회원 중심 운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계도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 문화를 바꾸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 체육시설 관리 관계자는 “공공시설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동호회 가입 권유나 배타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다만 오랫동안 형성된 이용 관행까지 행정적으로 단기간에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운영 기준을 보다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경북행복재단 대표)는 “예약 방식과 이용 기준이 구장마다 제각각이면 현장의 관행이 제도보다 우선하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며 “통합예약시스템을 일부 구장이 아닌 지자체 전체 구장으로 확대해 누구에게나 객관적인 이용 기회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운영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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